그러네요.
차라리 아무것도 몰랐더라면, 차라리 아무것도 안했더라면, 그냥 지켜보지 않았더라면, 응원하지 않았더라면, 관심이 없었더라면, 좀 편했을 수 있을까요?
마치 비웃음당하는 기분입니다.
그 데이터 쌓아서 뭐할건데? 이름 정리해서 뭐할건데? 모이면 어쩔건데? 촛불 들면 어쩔건데? 너희가 우릴 뽑는게 아니고 우리가 잘나서 이 자리 앉은건데 고작 촛불 몇개로 어쩔건데? 4년짜리, 5년짜리 임시직으로 뭐할건데? 우린 권력을 갖고 있는데 고작 손에 든 촛불로 뭘 할 수 있는데?
이걸 얼마나 더 지켜봐야 할까요? 이 와중에 유시민 이사장이 알릴레오에서 한 몇마디 때문에 검찰이 수사한다는 소리도 나오네요.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은 투표라도 하니까 표 안준다고 협박이라도 하지, 그런 것도 통하지 않는 저 핵폐기물들을 어째야 하나요? 핵폭탄은 그냥 한방에 쓸어버리기라도 하지, 검찰, 경찰, 판사, 언론까지 죄다 썩어서는 방사능 뿜어내면서 마치 더티밤처럼 꾸준히 좀먹어들어가고 있는데, 권력이 없는 시민이라고 그냥 지켜보기만 해야 하나요?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 된다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게 가능한가요? 다음 총선까지 검찰과 법원과 언론은 지금 이 사태를 계속 끌고가려고 할테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반전시킬만한 포인트는 눈에 보이지 않는데요.
무슨 게임 레이드전 뛰는 것도 아니고, 몹 하나 잡았더니 또 튀어나오고, 또 튀어나오고, 이젠 레벨업도 충분히 못했는데 다구리 떼린다고 달려들면 그게 정상적인 플레이가 되나요? 게임이라면 하다하다 안되면 현질이라도 하지, 이건 어째야 하나요? 정말 현질해서 칼들고 방패들고 검찰청 쳐들어가기라도 해야 하나요? 표로 끌어내리지 못하면 대가리라도 깨버리게? 쟤들은 도대체 어디까지 가야 끝이라고 생각하는걸까요? 누구 한명 죽으면 일이 이렇게 됐으니 끝낼 수 밖에 없겠다라고 하면서 헤헤거리면서 손털고 나올까요? 말로 해도, 경고를 해도, 조롱을 해도, 데이터를 쌓아놔도 결국은 누군가의 목숨이 필요한 일이라면 나머지 일들은 무슨 소용이 있는건가요?
생각해 보면, 세월호 사건은 대한민국에서 많은걸 바꿨습니다. 국민의 생각도 바꿨고, 행동도 바꿨죠. 그런데 세월호 사건은 아직도 마무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관련자 처벌도 아직 안됐고, 원인도 끝까지 해명되지 않았어요. 바뀌어봤자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건 무슨 소용인가요? 결국 그 가족들에게는 아무것도 해 주지 못한건데요.
하루 종일 무기력하네요. 욕이라도 한바탕 하고 싶은데 주변에 욕할 검사도 판사도 기자도 없어서 할 말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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